2012년에 처음 출간됐을 때 학교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고 큰 감동을 받았던 낭만샘 안준철 선생님의 책을 샀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이 되면서 안준철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되었고 카페에서 종종 좋은 말씀 주시는 것에 깊이 공감하곤 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급작스레 부유하는 시간 속에서 수업 준비도, 담임 준비도 잘 손에 잡히지 않는 이 시기, 교사가 반드시 갖춰야 할 '사랑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더더욱 소중하다.
어제는 한 명이 급한 사정으로 빠진 스터디를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마쳤다. 학식 점심시간까지 시간이 30분가량 남았기에 이사하고 나서 벌써 세 번이나 들렀지만 늘 헛걸음했던 가게로 향했다. 다행히 사장님이 계셔서 캐모마일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햇수로 2년 만에 뵙는 사장님과 마주앉아 연초를 태우고 차를 마시며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나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없어질 때쯤이 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사장님 말씀에 공감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기에 나날이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고 자신의 일에 있어서도 발전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겠지. 저번 소개팅에서 깨진 이후 수용되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만남에 대한 욕구가 한동안 들끓..
조금 늦게 귀가하면 보통 여양육자께서 물으신다. "술 마셨니?" 거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정말이든 아니든 간에 정해져 있는 편이다. "네. 맥주 한 잔 했어요." 실제로 맥주 한 잔을 했든, 소주 두 병을 마셨든 같은 대답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술 때문에 끼친 걱정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명절 때 친척 어르신들이 권하시는 술을 마신 걸 제외하고 가장 처음 취한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였던 순간은 아마도 2008년 2월일 것이다. 12년 간의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적이 없는 상태가 되는 고등학교 졸업식 날, 지금은 사라졌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나름 끈끈한 유대를 자랑했던 만화동아리 선배들은 후배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지금은 롯데리아로 바뀐 아주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