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명과 복을 상징하는 탄수화물 삶을 이어나가는 데 기여하는 주식 달리기, 삶과 닮은 데가 여러 모로 많은 열정의 불을 옮겨붙이는 부싯깃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삶의 한 기둥 돈, 얼마가 있어야 충분한지 알겠는데 그 값과 현실 간의 괴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벼락거지 운운을 접할 때마다 조급해지고 조바심 나는 마음을 달래기 쉽지 않다. 술,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줄여야 하는데 이것조차 없다면 내 심적 안정은 어디로 가는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날 때, 혼자 있을 때에도 호흡을 느꾸워주는 윤활유. 멀리할수록 지갑에나 건강에나 이롭다는 걸 알기에 이 아닌 다른 방향의 배출구를 부단히 찾는 중 자동차, 가장 비약적으로 삶의 풍경을 바꿔준 도구. 취직하고 이전보다 교통편의가 열악한 ..
"중요한 것은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슬퍼하는 것이다. 아이가 비뚤어진 길을 걸어와서 그렇게 고독한 모습으로 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슬픔 말이다. 화를 내지 말고 슬퍼하라. 복수가 아니라 연민의 정을 가지는 것이다. 교사는 슬픔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적어도 당면한 교육의 현실을 적절한 의도와 노력을 통해서 정복하고 승리를 구가하는 자는 아니다. 오히려 최선의 의도와 노력이 난파를 당할 수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교사란 이러한 상황을 온몸으로 짊어질 수 있는 자이다." - 야누슈 코르착
어제는 한 명이 급한 사정으로 빠진 스터디를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마쳤다. 학식 점심시간까지 시간이 30분가량 남았기에 이사하고 나서 벌써 세 번이나 들렀지만 늘 헛걸음했던 가게로 향했다. 다행히 사장님이 계셔서 캐모마일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햇수로 2년 만에 뵙는 사장님과 마주앉아 연초를 태우고 차를 마시며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나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없어질 때쯤이 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사장님 말씀에 공감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기에 나날이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고 자신의 일에 있어서도 발전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겠지. 저번 소개팅에서 깨진 이후 수용되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만남에 대한 욕구가 한동안 들끓..

조금 늦게 귀가하면 보통 여양육자께서 물으신다. "술 마셨니?" 거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정말이든 아니든 간에 정해져 있는 편이다. "네. 맥주 한 잔 했어요." 실제로 맥주 한 잔을 했든, 소주 두 병을 마셨든 같은 대답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술 때문에 끼친 걱정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명절 때 친척 어르신들이 권하시는 술을 마신 걸 제외하고 가장 처음 취한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였던 순간은 아마도 2008년 2월일 것이다. 12년 간의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적이 없는 상태가 되는 고등학교 졸업식 날, 지금은 사라졌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나름 끈끈한 유대를 자랑했던 만화동아리 선배들은 후배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지금은 롯데리아로 바뀐 아주대 ..
시작하고 끝내는 능력이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재능이라는 이야길 언젠가 들은 적 있다. 사실 커서가 깜빡이는 흰 바탕 위에서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낸 경험이 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터, 반드시 훌륭한 것은 아니더라도 뭔가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에 우리는 발을 떼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발을 떼지 못하고 뿌리를 내리거나 소금기둥으로 화하는 것도 딱히 나쁜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며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풀이 되더라도 뚜벅쵸가, 소금기둥보다는 우유니로 환경을 바꾸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는 방향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