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토)(음력 12월 20일)
내가 앉아 있는 바위가 바로 천하의 중앙에 해당한다. 이형상 『남환박물』 오늘의 인용구를 읽자마자 제주 목사 이형상인가? 하고 검색했는데 맞다. 출전 자체가 '남쪽 벼슬아치가 쓴 박물지'라는 제목의 책이다. 제주의 무속 신앙을 혁파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어디까지나 조선조의 유교나, 해방 이후의 근대성 내지 합리주의, 기독교 신앙 등 지배적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야 미신이다. 아울러 그의 행적이 탐라의 폐단을 일소하고 개명을 가져왔다고만 평가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무속 신앙이 야기하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당장 서문표의 일화를 떠올려보자. 그러나 서문표가 하백에게 지내는 제사에 젊은 여성을 바치는 악습을 일소한 것처럼 문제점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신당을 폐쇄하는 등 신앙의 순기능까지도 인정하지 ..
2022
2022. 1. 22. 21:45
1월 21일(금)(음력 12월 19일)
모든 발자국 가운데 코끼리의 발자국이 최고이고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 가운데 죽음에 대한 명상이 최상이노라. 『대반열반경』 팔만 사천 법문을 관통하는 단어를 꼽아보자면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은 '비유'일 것이다. 석가도 예수도 뛰어난 교사였고 이들은 수강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효과적인 비유를 잘 사용했기에 그들의 메시지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영감과 위로를 주는 게겠지. 죽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최후의 단절이고 삶의 유한성을 확실히 해주기에 모두가 두려워하고 이야기하기조차 꺼려한다. 어쩌면 그렇기에 마음이 산란하고 어지러울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하신 게 아닐까?
2022
2022. 1. 21.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