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

나의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쫑티 2022. 1. 9. 12:36

면, 명과 복을 상징하는 탄수화물

삶을 이어나가는 데 기여하는 주식

 

달리기, 삶과 닮은 데가 여러 모로 많은

열정의 불을 옮겨붙이는 부싯깃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삶의 한 기둥

 

돈, 얼마가 있어야 충분한지 알겠는데 그 값과 현실 간의 괴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벼락거지 운운을 접할 때마다 조급해지고 조바심 나는 마음을 달래기 쉽지 않다. 

 

술,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줄여야 하는데 이것조차 없다면 내 심적 안정은 어디로 가는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날 때, 혼자 있을 때에도 호흡을 느꾸워주는 윤활유.

멀리할수록 지갑에나 건강에나 이롭다는 걸 알기에 이 아닌 다른 방향의 배출구를 부단히 찾는 중

 

자동차, 가장 비약적으로 삶의 풍경을 바꿔준 도구.

취직하고 이전보다 교통편의가 열악한 곳으로 생활 근거지를 옮기면서 심화된 고립감을 낮추는 데 기여함.

바리바리 짐을 싸갖고 다니는 보따리장수에서 커다란 가방을 타고 다니는 쪽으로 바뀌며 어깨와 목의 건강도 개선되었다.

 

잠, 일상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는, 나머지 삼분의 이를 위한 시간

일 여덟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쓰지만 우울감이 심할 때면 늘어나서 무력감을 더해주는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는 도피성 수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일과의 궤도에 대한 간절함

 

외로움, 제대로 된 사고와 홀로 충만함을 가로막는 장애물

조급함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되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걸 스스로에게 되뇌는 중.

혼자서도 충분한 사람일 때 누군가와 함께하면 더 좋을 수 있을 거라고 더 나은 삶을 가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돌봐야지. 

나의 생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