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음력 12월 2일)
"백성은 나와 동포요, 생물은 나와 함께한다." - 장재 「서명」
사해동포주의 같은 건가 하고 글쓴이와 글 제목을 검색했더니 송대의 사상가고 '서명'의 '서'는 West, 일종의 좌우명 같은 의미였다. "(자기 자리) 서쪽에 붙여두는 글"이라는 의미이고 보통 집을 남향으로 짓는다고 생각하면 서쪽은 앉은 방향의 오른쪽이 된다. 그러니까 좌우명이라고 해석해도 별 지장은 없을 것이다. 그는 '선우후락'이라는 문장으로 유명한 송대의 정치가 범중엄의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 여러 저작을 남겼는데 '주자'로 알려진 남송의 유학자 주희가 그의 책을 해설하기도 했다니 처음 들어보지만 동양사상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인 것 같다.
원문과 해석을 찾아보니 하늘과 땅을 부모로 삼으며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 대한 존중을 실천하는 자세를 천명하며 전고를 들어 이상적인 삶의 양식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힌 내용이다. 나의 좌우명이랄 건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 그래도 굳이 고른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사고와 행동 양식 기저에 흐르는 문장일 테고 '그럴 수도 있지'는 가지고자 하는 마음에 가깝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세상에는 더 많고 자신과 집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가치 있음이 분명하지만 기대를 벗어난다고 해도 너무 속상해할 일은 아니다.
잡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마음을 평온히 다스리기 어려워서인 것도 같다. 1월은 이래저래 책에 집중해 보고 시술 회복이 끝날 2월부터는 다시금 몸과 마음을 다잡기 위한 운동을 거르지 않아야겠다. 생각 같아서는 동안거에라도 들어가고 싶은데 '상시 연결 상태'인 현대인에게는 벅차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시도해봐야지.